어린 시절 저는 이사를 정말 자주 다녔습니다. 초등학교만 세 번 옮겼고, 이삿짐 트럭을 타고 가는 길이 어느새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죠.이사철이 되면 늘 엄마가 며칠 밤을 새워가며 짐을 싸고, 버릴 걸 정리하고, 새집에 도착하면 박스가 한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많은 짐들 중 절반은 ‘그냥 버려도 되는 것’이거나, 누군가에게 더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던 물건들이었어요.
이제는 성인이 된 제가, 최근 이사를 하며 실천한 ‘덜 버리고, 더 나누는’ 이사 정리법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1. 물건은 '보관-기부-판매-폐기' 4단계로 나누기
물건이 많은 건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 물건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예요.
- 📦 보관: 자주 쓰고, 의미 있는 것
- 🎁 기부: 내가 쓰지 않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것
- 💸 판매: 상태가 좋은 물건 중고거래로 재사용
- 🗑 폐기: 더 이상 기능이 없거나 파손된 물건 (재질별 분리배출 필수)
저는 이사 전 3일 동안 이 분류만 집중해서 했고, 그 결과 이삿짐이 예전보다 30% 이상 줄었어요.
2. 버리지 않고 나누는 방법, 어릴 적엔 왜 몰랐을까
어릴 때마다 엄마가 제 장난감 박스를 꺼내며 이렇게 말했죠. “이거 다 가져가려면 박스가 몇 개인데… 몇 개만 남기자.”
그때 그냥 아깝게 버려진 인형, 블록, 책들... 만약 그 시절에 기부하거나, 동네 친구에게 나눠줬다면 어땠을까요?
이젠 중고거래 앱이나 기부처 안내 앱이 잘 되어 있어서 누구든 쉽게 나눔을 할 수 있습니다.
Tip: ‘이사 중 나눔합니다’라는 말 한 줄만 적어도 물건이 순식간에 새 주인을 찾아갑니다.
3. 대형 가구와 가전, 제대로 정리하는 법
- ✔️ 고장난 가전은 지자체 무료 폐가전 수거 서비스 이용
- ✔️ 멀쩡한 가구는 지역 커뮤니티 or 중고 거래 활용
- ✔️ 목재·철제 가구는 재질 확인 후 분리배출 또는 폐기물 스티커 부착
이번 이사에선 책장을 정리했는데, 동네 아이 키우는 집에서 가져가고 싶다고 연락이 와서 두 번째 생명을 얻었어요.
4. 포장재도 환경을 생각해서 선택하기
- 🧳 박스는 새로 사지 않고 중고 박스 공유 카페 이용
- 📦 완충제 대신 담요, 수건, 에코백으로 포장
- 📏 테이프는 종이테이프 사용 → 분리수거도 쉬움
아이 때는 이사 끝나면 플라스틱 포장과 스티로폼이 쓰레기봉투 두 개분은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번엔 거의 재사용 가능한 자재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5. 남은 물건이 꼭 쓰레기일 필요는 없다
이사란 ‘정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물건에게 이별을 고하는 시간’입니다.
그 물건들이 다시 쓰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면, 그건 ‘버림’이 아니라 ‘전달’이 되는 거죠.
맺음말
어린 시절 이사 다닐 때마다 매번 아쉽게 버렸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때 이런 제로웨이스트 정리법을 알았더라면, 더 많은 물건이 버려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을 텐데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여러분은 그때의 저보다 한 걸음 더 앞서 있는 겁니다.
다음 이사 땐 꼭 실천해보세요. 이삿짐은 줄고, 마음은 훨씬 가벼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