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창일 땐, 하루에도 몇 장씩 마스크를 쓰고 버리곤 했어요.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는 필수였고, 돌아오면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재활용하겠다는 생각은 솔직히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버려지는 소모품”이라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팬데믹이 지나고 마스크 사용이 줄어들면서 집 안 곳곳에 남겨진 마스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용하지 않은 마스크, 그냥 둘 수 없었던 이유
아이들용 캐릭터 마스크, 끈이 끊어졌지만 아직 깨끗한 마스크, 크기가 맞지 않아 미사용으로 남은 마스크들...
이걸 그냥 버리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이 작은 조각들도 결국은 환경에 부담이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니까요.
그래서 저는 집에서 작은 실험을 시작했어요. “마스크를 버리지 않고 다시 써보자.”
1. 끈을 분리해 생활용 고무줄로
마스크의 귀걸이 끈은 생각보다 튼튼하고 탄성이 좋아요. 저는 이 끈을 잘라서 비닐봉지 묶을 때나, 서류를 정리할 때 쓰는 고무줄로 재사용했어요.
특히 아이 도시락 포장할 때 묶는 용도로 유용했고, 직접 만든 머리끈 홀더를 감싸는 데도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깨끗하게 보관된 끈은 재봉이나 미술놀이에 활용할 수 있는 재료로도 좋아요.
2. 멜트블로운 필터 제거 후 패브릭 활용
마스크 속의 필터를 제거하면 바깥 원단은 얇고 튼튼한 부직포 재질입니다.
이걸 활용해서 저는 소형 다용도 파우치나 서랍 정리칸 덮개로 활용해봤어요.
부직포의 통기성 덕분에 화장솜 정리함 덮개로도 잘 어울렸고, 아이와 함께 미니 인형 옷 재료로도 사용했습니다.
3. 마스크 철심은 책갈피나 케이블 정리에 활용
마스크 윗부분에 들어 있는 얇은 철심 와이어, 그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버렸는데 이게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았어요.
철심을 꺼내서 작은 케이블을 정리하거나, 북마크에 곡선 형태로 붙여 **책갈피 클립**으로 만들면 참 유용합니다.
심지어 **DIY 액자 고정용 철사**로도 활용했을 만큼 생각보다 유연하고 견고한 재료였어요.
아이와 함께한 업사이클링 놀이
무엇보다 좋았던 건 아이들과 함께 이 과정을 놀이처럼 즐겼다는 점이에요.
아이들은 마스크에서 필터를 꺼내보며 “이 안에 이런 게 있었어?” 하며 신기해했고, 끈을 자르고 붙이며 자기만의 소품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때 느꼈죠. “이건 단순한 재활용이 아니라, 아이에게 제로웨이스트를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교육이구나.”
맺음말
일회용 마스크는 작지만 강력한 환경 오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 1장씩만 버려도, 한 해에 수천만 장이 쌓이게 되죠.
하지만 사용하지 않은 마스크, 깨끗한 마스크라면 아이디어 하나로 다시 쓰일 수 있고, 환경에 부담을 줄이는 시작점이 될 수 있어요.
오늘 혹시 마스크가 남아 있다면 그냥 버리지 말고 한 번 열어보세요. 그 안엔 놀라운 재료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